모름과 알 수 없음을 견디는 시간
“나는 왜 이럴까요.”,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사람은 이해되지 않는 것을 불편해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고,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설명하고 싶어 합니다.
누군가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 관계가 흔들리거나 멀어졌을 때,
마음이 힘들어졌을 때도 빨리 이유를 찾으려 합니다.
아마도 그 이유를 알게 되면 조금은 안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살아가다 보면 쉽게 설명되지 않는 경험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말하고 행동했는지 끝내 알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마음조차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정신분석 과정에서 던져지는 질문들은 중요하기에 주의를 기울여 들어야합니다.
교육분석과 임상감독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좋은 해석과 분석적 개입은 신속하고 명료하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겪고 견디는 과정에서
상담가 자신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을 때 조금씩 이유와 의미들이 드러나게 됩니다.
임상에서 상담가들에게 내담자에 대해 '모르겠다'는 역전이가 일어날 때면 임상의 실패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해는 그 모르는 상태를 충분히 지나온 뒤에야 가능해지기도 합니다.
어쩌면 중요한 것은 빨리 알아채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순간들을 내담자와 함께 겪으며 견딜 수 있는 힘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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