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힘들어지면 우리는 먼저 스스로 해결해 보려고 합니다. 오래 고민하기도 하고, 애써 마음을 다잡아 보기도 합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털어놓거나 시간이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 문제는 쉽게 지나가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비슷한 고민이 반복되고, 관계는 비슷한 방식으로 어려워지며, '이제는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왜 또 이럴까'라는 질문 앞에 다시 서게 됩니다.
그 이유는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자기 방식으로 느끼고 판단하며 결론을 내립니다. 그래서 오래 고민한다고 해서 반드시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같은 생각속에서 맴돌며 같은 결론으로 되돌아오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마음은 힘든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불편한 감정을 피하거나 잊어버리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왜곡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반응은 누구에게나 있는 자연스러운 마음의 기능입니다. 그런데 자신을 지켜 주었다고 믿었던 방식이 실제로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해결하는 것에는 한계가 생깁니다.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익숙한 경험 안에서 맴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때 가족, 친구 그리고 가까운 지인들의 도움은 물론 중요합니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 주고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회복에 큰 힘이 됩니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은 사랑하기 때문에 빨리 위로하고 싶고, 해결해 주고 싶으며, 아픔을 덜어 주고 싶어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자신의 이야기로 상대방이 힘들고 고통받을까봐 가장 중요한 감정을 끝내 말하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즉, 각자 자신에게 익숙한 해결 방식과 속도를 상대방이 맞춰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핵심적인 문제를 다루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의 사랑과 전문적인 치료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합니다.
정신분석은 혼자서는 충분히 바라보기 어려웠던 자신의 경험을 함께 이해해 가는 과정입니다. 반복되는 불안과 관계의 어려움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에는 어떤 한계가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봅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문제와 변화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단기간에 서두를 수 없습니다. 마음의 속도는 저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신분석가는 전문적 수련을 통해, 각자의 속도를 존중하며 내적 경험을 안전하게 바라보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전문가입니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답을 들을 때보다, 자신의 마음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될 때 진정으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분석가와의 분석은 문제를 해결받는 시간이라기보다는,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회복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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