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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고 싶은 마음과 이해받고 싶은 마음

관리자 2026-07-01 (수) 08:37 2개월전 30  



상담실에서는 가끔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한참 다른 이야기를 하던 내담자가 문득 말을 멈추고 망설이다가 조용히 말합니다.

“사실은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 있었어요.”

그 말은 대개 오랫동안 마음속에만 간직해 온,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이야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 이상하다고 여길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숨기고 싶었다면 끝까지 말하지 않을 수도 있을텐데, 왜 어렵게 입을 열게 되는 걸까요.


우리의 마음속에는 서로 다른 기대와 욕구들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앞의 이야기에서는 숨기고 싶은 마음과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함께 있습니다.

어떤 경험은 너무 부끄럽고, 너무 두렵고, 너무 아파서 그리고 너무 화가 나고 억울해서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마음을 혼자만 품고 살아가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말하지 않고 숨기려고 하면서도 누군가는 알아주고 이해해주기를 원합니다.


정신분석은 이런 양가적인 마음을 매우 자연스러운 인간의 경험으로 이해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가까워지고 싶으면서도 멀어지고 싶고, 믿고 싶으면서도 의심하고, 숨기고 싶으면서도 이해받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그 이야기를 했는가, 하지 않았는가가 아닙니다.

왜 그 마음이 오랫동안 혼자 있어야 했는지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가장 숨기고 싶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비밀을 털어놓는 일이 아닙니다.

그 모습의 나도 이해받고 싶다는 마음을 조심스럽게 확인해 보는 경험입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이 반복될 때 조금씩 자신을 신뢰하고 아낄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비밀을 말하는 그 행위가 아니라,

숨기고 싶은 마음조차 이해받을 수 있는 관계를 만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정신분석연구소 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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