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으로 현대사회를 읽다, 자기애』- 2.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 > 칼럼

본문 바로가기

회원메뉴

칼럼

『정신분석으로 현대사회를 읽다, 자기애』- 2.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

관리자 2026-07-20 (월) 09:12 2개월전 28  

현대인은 혼자 있는 시간보다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는 시간을 더 익숙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밥을 먹을 때에도,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잠들기 전 침대 위에서도 우리는 자연스럽게 모바일 기기의 화면을 켜고 새로운 자극을 찾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점점 낯설어졌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정신분석은 하나의 질문을 던집니다.

혼자 있는 것과 홀로 있을 수 있는 것은 같은 것일까요.

누구나 혼자 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편안하게 견디는 것은 또 다른 능력입니다.

어떤 사람은 혼자 있는 뭐라 말하기 어려운 불편함(불안)을 느낍니다. 그래서 곧바로 영상을 틀고, 메시지를 확인하며, 새로운 자극을 찾습니다. 문제는 그런 행동 자체가 아니라, 혼자 있는 시간이 견디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쉬고 회복하는 시간이 아니라, 어떻게든 채우고 버텨야 하는 시간이 됩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특별한 자극 없이도 자신과 함께 조용히 머무를 수 있습니다.

자신과 함께 머문다는 것은 혼자 있을 때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서둘러 밀어내거나 다른 것으로 덮어 버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경험하는 것입니다.


정신분석가 도널드 위니캇(Donald W. Winnicott)은 이러한 마음의 상태를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The Capacity to Be Alone)'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능력이 혼자 지내는 연습이나 강한 의지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 충분히 안전한 관계를 경험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보았습니다. 안전한 관계를 경험한 사람은 혼자 있는 순간에도 버려졌다는 불안에 쉽게 압도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에게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피하지 않고, 조용히 자신과 함께 머무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The Capacity to Be Alone)은 단순히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는 기술이 아닙니다. 그 시간 동안 떠오르는 생각이나 여러 감정들을 자신의 언어로 이해해가는 과정으로, 이 과정을 통해 조금씩 자신다운 삶을 만들어 가게 됩니다. 이렇게 자신을 도울 수 있는 깊은 생각은 끊임없는 자극 속에서는 자라나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조성은 그렇게 자신의 내면을 충분히 만난 사람에게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창조성은 결국 자신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오늘날 사회는 얼마나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가를 능력처럼 평가하기도 합니다.

물론 사람은 관계 속에서 성장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비슷한 관계와 비슷한 자극을 반복해서 경험할수록 

자신의 고유한 생각과 감각은 점차 희미해질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성장하지만, 자신의 고유성은 홀로 있는 시간 속에서 발견됩니다.

이토록 끊임없이 연결되는 시대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연결이 아니라,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신분석연구소 혜인

소장 : 이현아 ICPsyA HP : 010-6409-4063 e-mail : analysthal@gmail.com 서울클리닉 :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51길 29, 4층(헤라피스 빌딩)
Copyright(C) 2020 http://정신분석연구소.kr. All rights reserved. Produced by 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