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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심리상담 4 - 분석가(임상가)의 전문성에 대하여

관리자 2026-08-13 (목) 09:16 1개월전 15  

AI에게 임상사례를 제시하면 상당히 정교하게 정리한 사례개념화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내담자의 반복되는 관계 패턴을 찾아내고, 심리적 역동을 설명하며, 서로 다른 이론적 관점에서 사례를 볼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한데, 때로는 상담자가 미처 연결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짚어 낸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임상가들의 자리를 AI가 대체하게 되는 것일까요?

많은 임상가들이 심리상담의 영역의 입지도 좁아질 것이라는 불안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AI가 임상 사례를 분석할 수 있는 이 시기에 임상가의 전문성은 무엇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더 많은 이론을 알고 더 정확한 해석을 제시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면,

AI의 방대한 정보력과 분석력을 상담가가 따라잡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오랜 임상 경험을 통해 제가 가지게 된 확신은,

인간이 심리적이고 관계상의 갈등과 문제는 결코 지적인 사유로 변화되지 않으며 실제 대상과의 상호적인 경험을 통해서 조금씩 변화하며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사례에 대한 접근과 이해에서 AI와 임상가의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생깁니다.

사례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와, 내담자와 임상가 사이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는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임상가의 질문은 중요하며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 내담자에게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에서 ‘나는 왜 이 내담자 앞에서 이렇게 듣고,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가’.


임상을 오래 할수록 저는, 임상가 자신에게 일어난 경험을 하나의 질문으로 가지고 생각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상가들이 진행하는 교육분석과 임상감독도 더 정확한 해석을 얻기 위한 과정에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혼자서는 보이지 않았던 자신의 내적 경험들을 발견하고 이해함과 동시에

자신이 왜 특정한 내담자 앞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반응하게 되는지를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작업이어야 합니다.


AI는 앞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정교한 사례개념화와 임상적 가설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내담자를 만나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그 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임상가의 몫입니다.

AI가 점점 더 좋은 답을 제시하는 시대일수록, 임상가의 전문성은 내담자와의 실제 관계에서 일어나는 경험을 견디며 그 의미를 계속 생각할 수 있는 능력에서 더욱 분명해질 것입니다.






정신분석연구소 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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