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가(상담가)가 임상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만나게 되는 순간
임상을 시작하면 누구나 한 번쯤 당황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어떤 내담자와의 세션이 끝난 뒤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순간입니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하고 복잡합니다.
어떤 내담자와는 유난히 지치고, 어떤 내담자와는 설명하기 어려운 답답함이 남습니다.
또 어떤 내담자와는 세션이 끝난 뒤에도 마음이 오래 흔들리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많은 상담가들이 이런 감정을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왜 이러지.”
“내가 전문적이지 못한 걸까.”
“이런 감정을 느끼면 안 되는 것 아닐까.”
하지만 상담가에게 중요한 것은 감정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왜 지금 이런 감정이 생기고 있는지를 스스로 묻고 생각하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왜 유독 이 내담자와 함께 있을 때 이런 감정이 생기는지,
왜 어떤 장면은 오래 남고 어떤 말은 쉽게 잊히지 않는지를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그런 과정을 통해, 임상상황에서 자신을 당혹스럽게 했던 감정은
단순한 방해물이 아니라 내담자와 분석가(상담가) 자신의 내면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라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임상 상황에서 분석가(상담가)가 경험하는 감정을 서둘러 판단하거나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그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이 능력은 개인의 자질이 아니라 분석가(상담가) 자신의 분석작업을 통해 쌓이는 것입니다.
내담자를 이해하고 돕는 과정은, 분석가(상담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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