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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가는 왜 답을 주지 않을까

관리자 2026-06-26 (금) 08:41 2개월전 29  



분석 관계에 있는 분들이 종종 다음과 같이 묻곤 합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은데, 왜 알려주지 않나요?”

어떤 면에서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질문이기도 합니다.

힘든 마음을 안고 자신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상담실을 찾았는데,

답이 아니라 오히려 질문을 받게 되면 답답하고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분석에서는 오랜 시간동안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도우면서 한 가지 사실을 반복해서 만나고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답이 그럴듯하고 이해할 수는 있어도, 자신에게 똑같이 해답이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그 관계는 정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라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그 말은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왜 그 관계를 놓지 못하는지, 무엇이 그 관계를 붙잡고 있는지를

스스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비슷한 어려움은 다른 관계 안에서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신분석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보다, 왜 같은 자리에서 반복해서 혼란을 겪는지를 함께 이해하려고 합니다.


바로 그 지점이 분석가가 질문을 하는 이유입니다.

분석에서의 질문은 새로운 정보를 알아내려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식적으로는 이미 알고 있었다해도, 실제 자신이 경험한 것이 무엇인지는 억압되고 부정된 경우들이 많습니다.


개인이 겪는 마음의 갈등과 혼란은 일반적인 답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에 대한 이해를 통해 찾게 되는 방법이 삶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분석가는 자신이 알고 있는 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가 분석가와의 치유적 관계를 겪으며 내담자 본인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합니다.


어쩌면 좋은 상담은 그럴듯한 답을 많이 듣는 것이 아니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질문이나 듣고 싶지 않았던 질문을 듣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신분석연구소 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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