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받기 위해 너무 많은 이유가 필요할 때"
요즘 자신의 선택을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일이 피곤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직장을 그만두거나 옮기려고 할 때, 결혼하지 않기로 했을 때,
사람들과 거리를 두거나 혼자 있고 싶을 때에도 주변에서는 그 이유를 묻습니다.
“왜 그렇게 하려고 해?”
“무슨 일 있었어?”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거야?”
물론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이유를 묻는 것은 자연스럽고 필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유를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대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자신을 설명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냥 하고 싶지 않아서.”
“지금은 혼자 있고 싶어서.”
“나도 아직 이유를 잘 모르겠어.”
이런 대답만으로는 상대방을 납득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선택에 더 그럴듯한 이유를 붙이게 됩니다.
감정의 원인을 찾고, 결정에 대해서는 논리를 세우며, 아직 자신도 알지 못하는 마음까지 설명하려 애쓰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분명한 이유로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그냥 지금은 그렇다”는 정도밖에는 말할 수 없는 마음도 있고,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그때의 감정이나 선택을 이해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와 거리를 두고 싶거나 어떤 관계를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고 느낄 때,
반드시 타인이 납득할 만한 이유부터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충분히 이해되지 않은 자신의 마음을 서둘러 설명하거나 해명하지 않고, 잠시 그대로 둬 보는 것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거나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직 자신도 모르는 것을 타인의 이해와 인정을 얻기 위해 너무 빨리 정리하지 않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해받기 위해 많은 이유를 요구받는 관계일수록,
자신의 마음이 설명되기 전에 먼저 존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는 일도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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