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에서 내사(introjection) > 칼럼

본문 바로가기

회원메뉴

칼럼

정신분석에서 내사(introjection)

관리자 2026-09-15 (화) 10:20 11일전 19  

- 타인과의 경험이 내면에 자리잡게 되는 과정


정신분석에서 내사(introjection)는 중요한 대상과의 경험이 마음 안으로 받아들여져 내적 세계를 형성해 가는 과정과 관련된 개념입니다.

내사는 상대방의 면면들과 더불어 자신이 상대방을 어떤 존재로 경험했는지, 그 관계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두려워했는지, 

그리고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자신을 어떻게 느꼈는지가 함께 마음속에 자리 잡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형제자매라도 마음속에 자리한 부모의 모습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의 부모와 각자의 마음속에서 경험한 부모는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상관계 정신분석에서는 이렇게 마음속에 형성된 대상의 모습과, 그 대상과 맺어 온 관계에서 생긴 감정과 기대를 내적 대상(internal object)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내사는 이러한 내적 대상과 내적 세계가 형성되는 과정에 관여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내적 대상은 이후 자신을 대하는 태도와 다른 사람을 만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수할 때마다 심하게 비난받았다면, 이제는 실제로 누군가가 비난하지 않아도 스스로를 가혹하게 몰아세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불안하거나 혼란스러울 때 자신의 마음을 함께 견뎌 주고 이해해 준 사람과의 경험은, 이후 혼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자신의 마음을 조금 더 붙들고 생각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마음속에는 위로하고 지지하는 대상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비난하고 위협하거나 실망시키는 대상도 함께 자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에도 우리는 언제나 그 사람만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마음속에 자리한 대상과 관계의 경험이 현재의 상대를 바라보고 느끼는 데 영향을 미칩니다.


이 지점에서 내적 대상은 전이(transference)와 연결됩니다.

전이는 과거의 중요한 관계 속에서 형성된 기대와 두려움, 욕망과 방어가 현재의 관계에서 다시 나타나고 실제 관계의 경험에 영향을 주는 과정까지 포함합니다. 그렇다고 내사와 전이가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내사가 대상과의 경험을 마음 안에 받아들이면서 내적 세계를 형성해 가는 과정과 관련된다면, 전이는 그렇게 형성된 관계의 방식이 현재의 관계에서 다시 나타나고 작용하는 과정과 관련됩니다.


이 구별은 정신분석에서도 중요합니다.

분석가는 내담자에게 새로운 생각이나 올바른 기준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분석관계에서는 내담자가 이미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대상과 관계의 방식이 분석가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분석가와 내담자는 그 관계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함께 경험하고 생각해 갑니다. 그 과정에서는 이전과 다른 관계 경험도 가능해집니다. 비난받을까 두려워 숨겨 왔던 마음을 이야기했는데도 관계가 무너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불안하거나 혼란스러운 마음을 서둘러 없애지 않고 누군가와 함께 머물며 생각해 보는 경험도 반복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분석가와의 관계 안에서만 가능했던 일이 시간이 지나면서 혼자 있을 때에도 조금씩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를 모두 내사라는 개념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관계 속에서 경험했던 태도와 기능이 점차 자신의 것이 되어 스스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은 내면화(internalization)라는 보다 넓은 개념과도 관련됩니다. 내면화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경험한 방식과 기능이 점차 자신의 정신적 기능과 관계 방식의 일부로 자리 잡아 가는 여러 과정을 포괄합니다.


따라서 정신분석에서는 단순히 “나는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는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는 어떤 대상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대상과 맺어 온 관계가 지금 내가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를 단지 기억으로 간직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 관계에서 경험한 것을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그렇게 형성된 내적 세계를 바탕으로 다시 자신과 다른 사람을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정신분석연구소 혜인

소장 : 이현아 ICPsyA HP : 010-6409-4063 e-mail : analysthal@gmail.com 서울클리닉 :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51길 29, 4층(헤라피스 빌딩)
Copyright(C) 2020 http://정신분석연구소.kr. All rights reserved. Produced by S.L.I.M.